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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2 QT묵상 (고후 1:12~22, 막 5:1~20)_김기업

180302 새벽설교 + 사순절묵상 본문 : 고후 1:12-22, 막 5:1-20

이번주부터 정현이형 집을 떠나서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약 11개월만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되었지만 하나님이 너무 많은 은혜를 주셔서 앞으로 행하실 일만 기대하며 들어갈 수 있었다.

사실 가서도 졸업식, 십자가캠프 답사, 구국기도회 등 이런저런 일로 정신없어서 새벽에 나와 밤에 집에 들어가 거의 잠만 자고 나온다.

그런데 한 주를 살면서 계속 양심에 거리낌이 생기는 것이 있었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마음이 불편함을 계속 느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그 불편함의 근거를 찾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연스럽게 정현이형 집에서 하던 일들을 하지 않게 되었다. 부끄럽지만 청소, 빨래, 정리 등 어느 것 하나 내가 하는 것 없이 어머니께서 다 거들어주신다. 물론 어머니니까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을 받는 나 또한 이 모든 상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을 부끄럽지만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어머니께 싫은 소리를 하면 더 했지 워낙에 어머니께서 나에게 싫은 소리 잘 안하시고 다 맞춰주시고 들어주시기 때문에 생각이란 걸 해보지도 않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나의 어머니 앞에서의 태도와 행동을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부끄럽게 다 들어났다.

마태복음 5장에서는 군대의 귀신 들린 사람이 등장한다. 예수님의 은혜로 그 귀신들이 돼지 떼에 들어가고 그 사람은 마을 사람들이 놀랄 정도로 원래 상태를 회복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예수님을 따르기를 소원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사람에게 허락하지 아니하시고 '집으로 돌아가 주께서 네게 어떻게 큰 일을 행하사 너를 불쌍히 여기신 것을 네 가족에게 알리라' 하셨다. 그리고 그 사람은 마을로 돌아가 사람들에게 예수님께서 자신에게 하신 일을 전하니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이 크게 놀랍게 여겼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고 그분을 따른 제자들의 삶에 항상 초점이 가 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난 후 집으로 돌아간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집으로 돌아가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신앙의 모습은 교회에서만 보여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삶의 현장, 즉 집에서 증명되어야 한다.

이 묵상집을 보며 정말 부끄러웠다. 예수님의 복음을 증거하기는 커녕 육체의 지혜로만 행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내 마음에 부어주신 성령을 의지하기는 커녕 나의 유익을 추구하고 있었다.

어머니께 가장 죄송하고 이런 모습이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라 내가 휴학하기 전에 집에 있을 때의 나의 모습이었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 입으로는 신앙을 열심히 말할 수 있지만 내 삶에서는 여전히 육체의 욕심을 따르는 반쪽짜리 신앙인이 되고 싶지 않다. 내가 받은 은혜들을 나누고 베풀기는 커녕 사단마귀에 빼앗기지 않겠다.

바울은 자신이 참사도임을 증명하기 위해 이 고린도후서를 썼다. 글만 멋있게 쓴 게 아니다. 그는 자신이 사도로서 마땅히 받을 권리도 포기하며 성도들을 섬겼다. 세상에 어떤 권리도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없다. 권리라는 것은 결국 누군가 희생하고 수고하여야 주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죄사함의 권리도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로 이루어진 것처럼 말이다. 권리라는 것을 감사함으로 받지 않고 마땅히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순간 권리가 나 자신을 삼켜버린다.

어제 구국기도회를 다녀오면서 참 신앙은 우리 삶의 현장인 집에서 시작되고 아스팔트에서 증명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스팔트라는 말은 박대석목사님께서 하신 말씀인데 광화문 광장의 아스팔트와 같은 곳에서 신앙을 전하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 같다. 어제 그곳에 모인 수많은 크리스천들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의 무질서함과 욕설과 비방이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마음과 귀가 많이 거슬렸다. 그러나 그분들이 진짜 이 나라를 사랑하고 계시는 마음만큼은 부정할 수 없었다. 처음 그런 곳에 가보니 나는 지금까지 나라를 생각하고 걱정하는 애국청년이라 자칭하면서 얼마나 편하게 방구석에 앉아 입만 놀리고 있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나라가 없으면 종교도 없다라는 너무나 익숙한 말이 실감나는 현장이었다.

내가 예수님께 받은 복음이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삶의 현장인 집에서 아스팔트 위에서 열매를 맺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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