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만나홀 풍경
주일예배를 마치고 점심이 되면, 교회는 만나홀에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섭니다. 식사를 받은 후에는 여러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식사를 하며, 저마다 이야기 꽃을 피웁니다. 남선교회 분들은 야외온실에 마련된 긴 테이블에 빙 둘러 앉아서, 주일 하루 잠시나마 세상의 소리를 끄고 믿음 안에서 교제를 하며, 커피도 한 잔 마시며 시간을 보냅니다. 아이들은 밥을 빨리 먹고 여기저기 뛰어다니면서 시끌벅적 요란합니다. 그러다가 어른들과 선생님들의 꾸중을 듣기도 하고, 벌을 서기도 합니다. 만나홀 한 쪽에 마련된 카페에서는 식사 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메뉴판을 보고 있고 카페 안쪽에서는 커피머신 소리가 웅~~하고 들리며 커피향이 나기 시작합니다. 설거지 당번은 장화를 신고 부엌 안으로 들어가 100개가 넘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접시를 부지런히 닦고, 다른 한 사람은 바닥청소를 하고, 그리고 또 다른 한 사람은 '판도라의 상자' 를 열고 그 안에 있는 기름떼를 열심히 걷어냅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보내면 어느새 점심시간은 끝나있고, 오후예배를 가거나 모임에 참여하러 하나 둘 만나홀을 떠나 흩어집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익숙한,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코로나 이전, 주일점심식사 풍경일 것 같네요 :)
다시 시작하는 주일점심식사
코로나가 이제 잠잠해지고 마스크도 더 이상 의무가 되지 않고, 여기저기 사람들의 모임도 활발해지고 있는 2023년. 주일오후 "자라다" 모임도 이제 자리를 잡아서 한팀, 두팀씩 예배를 마치고 교회에서 점심식사를 해결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 시점에~ 2월19일, 다음주 주일부터 다시 점심식사를 준비하여 예배를 마치고 만나홀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려고 합니다. 매 주 8~9명이 한 팀이 되어 돌아가면서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며 150명 성도분들의 식사를 책임지게 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
이번 주일식사를 다시 시작하면서 저에게는 크게 두 가지 "기도제목"이 있습니다.
첫째, 올해 교회 표어말씀 "주 안에 우린 하나" 처럼, 이 시간을 통하여 성도 간의 교제가 살아나고, 주 안에서 하나되어 가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이 시간의 교제가 그저 시시콜콜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사람과 사람과의 만남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예배 속에서 받은 은혜를 서로 나누며 말씀 안에서, 믿음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둘째,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 하는 봉사의 기회들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그리스도 안에서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가길 기도합니다. 신앙생활은 우리의 전인격이 자라가는 것입니다. 성경만 공부하고, 큐티만 하고, 말씀만 암송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육체를 쳐서 몸을 드리는 수고와 봉사를 통해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으로 골고루 자라가게 되는 것입니다. 봉사와 헌신이 없는 믿음은 자라지 못한 어린아이와 같아서, 온갖 사단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 세상 풍조에 밀려 요동할 수 밖에 없다고 에베소서는 말씀합니다.
에베소서4장11-14절
그가 어떤 사람은 사도로, 어떤 사람은 선지자로, 어떤 사람은 복음 전하는 자로, 어떤 사람은 목사와 교사로 삼으셨으니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속임수와 간사한 유혹에 빠져 온갖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지 않게 하려 함이라
우리의 믿음이 어린아이와 같은 자리에서 장성한 어른으로 자라가는 2023년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섬기면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교회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그리스도의 분량까지 자라가고, 그렇게 그리스도와 연결된 우리가 또 서로서로 연결되어 온전한 교회를 이루어 올 한해는 더욱 힘차게 주님의 영광과 뜻을 드러내는 더빛교회 되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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